줄어드는 남자

독서 소감 2009. 4. 24. 16:43

줄어드는 남자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리처드 매드슨 (황금가지,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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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애들이 줄었어요' 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몇명의 아이들이 약간 정신나간 과학자의 축소 장치에 몸이 줄어들어서 정원을 해매는 이야기인데요,줄어든 아이들에게는 집 앞 잔디밭이 밀림 처럼 광대한 공간으로 변하고, 곤충들은 거대한 괴수 같은 존재가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오레오 과자 하나가 산처럼 커서, 가운데 크림을 두손으로 퍼서 먹을 정도였죠.

이런 영화는 시작부터 결국 좋게 끝날 것이라는게 예상됩니다.
모험의 끝은 축소장치를 반대로 만든 확대장치를 통해서 아이들은 부모님 품으로 돌아가게 되는 거죠.

시작부터 줄어든 원인과 해결방법이 있었기 때문에 안심하고 영화를 볼 수 있었습니다.

'리처드매드슨' 의 '줄어드는 남자' 에서 '스콧' 이 처한 상황은 훨씬 암담합니다.
그는 어떤 불가사의한 현상으로 자신의 몸 전체가 하루에 0.36 cm 씩 줄어들게 됩니다.
원인도 제대로 모르고, 이 현상을 멈출 수도 없습니다.

자신의 키가 점점 줄어들자, 그는 남자와 가장으로서의 권위가 사라지는 것을 느끼고, 점점 성마른 사람으로 변해갑니다. 키가 1m쯤이 되자, 10살 짜리 동네 아이들의 장난도 그의 자존심과 신체에 큰 위험이 됩니다.

스콧은 돌이킬 수 없는 자신의 상황에 절망하지만, 그래도 가족의 생활을 위해서, 자신의 자존심을 희생하면서, 자신의 처지를 글로 써서 돈을 법니다.

너무 작아져서 가족들 조차 그의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도 그는 자신의 집 지하실에서 생존을 건 투쟁을 멈추지 않습니다. 지하실에 살고있는 과부거미는 그에게 거대한 괴물이고, 간간히 작동하는 보일러의 소음은 천둥벼락보다 더 큰 소리로 그를 괴롭힙니다. .

몇일의 식량인 과자 부스러기를 향해서 목숨을 건 등반을하고,
작은 핀 (그에게는 거대한 창) 을 무기로 자신의 숙적인 다리 7개 달린 거미에 맞서 싸웁니다.

매일 매일 사회와 가족에게 시달리고,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 현대 남자들의 상황이 이 책에 나오는 줄어드는 남자 이야기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주인공 스콧은 키가 줄어들면서 소속되어있던 가정이나 사회로부터 멀어져가고, 자신의 가치를 잃으면서 분노와 공포 뒤섞인 시간을 보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의 울타리에서 완전히 벗어난 순간에 오히려 자유와, 숙적인 거미와 싸울 수 있는 용기를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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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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